김치 블로그/김치 데스크

김치, 입맛 대로 골라사는 시대 열린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5. 25. 11:42

원래 우리나라 김치는 집안 마다, 지역 마다 다 맛이 다릅니다. 다 나름대로 특성이 있기 때문이고 김치를 발효시키는 유산균이 저마다 각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먹는 김치에는 그런 고유 특성이 없을까요? 이것은 김치를 만드는 회사에서 수요가 제일 많은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 입맛에 맞게 김치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김치 맛이 점점 표준화 되어 간다는 안타까움이 없지 않습니다. 김치도 와인처럼 저마다 특성이 있어 소비자들이 입맛에 맞게 사 먹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특성 있는 김치들이 많지 않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농림부가 김치의 매운 맛과 익힘 정도를 구분하는 표준 지표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농림부가 한국식품연구원에 용역을 주어 김치의 매운 맛은 5단계로, 익힘 정도는 3단계로 구분한 지표를 만든 것인데요 488명의 패널이 직접 참가해 김치를 시식하면서 맛을 결정하는 검사도 실행했다 합니다.

이 지표에 따르면 매운 맛은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 성분에 따라 순한 맛, 약간 매운 맛, 보통 매운 맛, 매운 맛, 대단히 매운 맛의 5단계로 구분했으며 익힘 정도는 김치의 산성도에 따라 미숙성 김치, 적당히 숙성된 김치, 과숙된 김치의 3단계로 나누었습니다.

김치가 이렇게 구분되어 나오면 사람들이 자기 입맛에 맞게 골라 살 수 있고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 예상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매운 맛 구분은 우리 말로 쉽게 했으면서 익힘 정도는 미숙성, 과숙성 같은 용어를 썼다는 점이네요. 안 익은 김치, 적당히 익은 김치, 잘 익은 김치(혹은 신김치) 정도로 구분하는 것이 더 좋을 듯 합니다.

그러나 이 지침은 당장은 강제 사항이 아닙니다. 앞으로 약 2년 동안은 업체 자율에 맡기게 되므로 김치 업체들이 스스로 적용하게 되고 그 다음에 전통식품 품질인증제 등에 이 지표가 반영되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등급 별로 표시된 김치를 만날 수 있을 전망이네요. 이런 지표들이 더 발달하다 보면 조만간 지역별 김치 등도 구분되어 나오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더욱 다양한 맛을 가진 김치들이 등장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치블로그 편집장 닥터김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