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블로그/김치 스토리

한국의 김치 - 섞박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9. 19. 17:24

김치하면 배추 김치가 떠오르긴 합니다만, 사실 김치는 무척이나 종류가 많습니다. 어떤 자료에 따르면 김치 종류가 100가지도 넘는다고 하지요. 사실 김치는 지역마다 다르고 심지어 집안 마다 다릅니다. 당연히 어떤 채소를 쓰느냐에 따라 다르지요. 계절마다 나는 채소가 다르니, 계절 별로 김치 종류도 달라집니다. 그러다 보니 김치 종류를 하나씩 세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곧 있으면 추석입니다. 추석하면 둥근 달과 함께 송편이 생각납니다. 집집마다 해 먹는 음식도 다를 테고... 이렇게 다양한 음식이 올라오는 추석 음식 상에도 절대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우리 김치입니다. 꼬마김치 한울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을에 먹는 김치는 총각무동치미, 통배추젓김치, 가을배추겉절이, 섞박겉절이, 통배추가을김치, 비늘무젓김치, 총각무소박이, 백깍두기, 무청젓버무리 등이 있다고 합니다. 섞박지, 소박이, 버무리 같은 김치 이름도 참 정겹습니다.

대표적인 가을 김치인 섞박지는 배추와 무를 섞어 담은 김치라고 해서 섞박지라고 부르게 되었답니다. '섞'은 섞었다는 뜻일테고 '지'는 김치를 의미하겠네요. 예전부터 통배추 김치가 익기 전에 먹는 김치였는데 다른 김치와는 달리 다양한 해산물을 부재료로 쓰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실제로 오징어, 낙지, 굴, 새우 같은 해산물은 물론 홍어나 동태 같은 생선을 넣고 담는 섞박지도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산물을 부 재료로 썼기 때문에 다양한 섞박지들이 탄생한 것입니다. 예컨대 강화도에서는 순무섞박지, 동해안에서는 명태섞박지 같은 섞박지들을 만날 수 있답니다. 특히 생선을 넣은 섞박지들은 생선 살을 발라 먹는 재미가 그만이라는군요.

해산물과 함께 젓갈을 많이 넣어 담는 까닭에 빨리 익어 금새 시어지기 때문에 두고 두고 먹는 김치는 아닙니다. 담아서 바로 먹는 김치라는 뜻이지요. 주 재료는 무와 배추를 사용하는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무가 배추보다 두 배 정도 많이 사용합니다. 배추 2kg이라면 무는 4kg 정도를 사용한다는 뜻이지요. 때문에 담가 놓고 보면 무가 배추보다 더 두드러져 보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섞박지가 무 김치로 알려지기도 했는데, 무와 배추를 섞었다는 뜻에서 그렇게 이름이 붙은 거지요. 이외에 쪽파, 갓, 미나리, 대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 새우젓 그리고 굴, 낙지, 생새우 등 취향에 따른 해산물을 부재료로 사용합니다.

참고로 일부에서는 석박지, 속박지라고 쓰기도 하는데, 섞박지가 맞는 표현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다양한 섞박지 김치들을 먹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