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블로그/김치 스토리

한국엔 김치, 중국엔 짜샤이, 일본엔 단무지?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0. 4. 11:49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은 여러 가지로 닮은 점이 많은 나라들입니다. 일단 외모 상으로도 그렇고 한자를 쓰는 등 문화적으로도 공통분모가 많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쌀을 주식으로 삼아 다양한 반찬들을 즐긴다는 사실이 가장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세 나라의 반찬 중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는 채소절임음식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중국

만주족이 중국 대륙을 지배한 청나라 때 시작되었다는 만한전석. 3일 밤낮을 먹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새로운 음식을 마련했다고 해서 유명한데, 이 만한전석은 중국의 음식들이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죠. 그렇지만 이렇게 음식들이 많아도 채소절임요리만큼은 한 가지, ‘짜샤이’뿐이라는 사실이 조금 놀랍기도 하네요.


이 짜샤이는 기본적으로 중국 무를 절여 고추기름에 무친 것을 말합니다. 흔한 중국집에서는 구경하기 어렵고 나름대로 중국 요리를 한다는 집에서나 볼 수 있지요. 식당에 따라 단무지와 생 양파, 그리고 짜샤이 이렇게 해서 기본반찬 삼종세트로 내놓는 곳이 많지요.

기호에 따라 양파나 대파 등을 넣어 만들기도 하지만 무를 절여 만든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채소절임요리입니다. 다만 이러한 채소절임에도 기름기가 들어간다는 점이 색다릅니다.

물론 중국에서는 파오차이(泡菜)라는 이름으로 우리네 김치를 가리키기도 합니다. 파오차이란 ‘물기가 많은 야채’라는 뜻이죠. 뭐, 워낙 음식이 많고 지방에 따라 다양하다보니 우리식 김치 역시 어느 지방 음식쯤으로 간단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이 파오차이인지는 뚜렷하지 않다고 하는군요. 어쨌든 중국의 대표적인 채소 절임은 바로 ‘짜샤이’입니다.

(2) 일본

중국과는 달리, 일본에서는 ‘즈케모노(漬けもの)’라고 하여, 별도의 채소절임요리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단무지, 일본어로 하면 다꾸앙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되겠습니다. 이 외에도 ‘우메보시’라 해서 매실로 담근 것도 유명한데, 만화 ‘닥터 슬럼프’에서는 이 우메보시를 먹어야 슈퍼맨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캐릭터도 등장했었죠. 그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라는 의미인 듯합니다.


즈케모노는 식초나 소금, 혹은 된장 등을 이용해서 채소를 절이는 것입니다. 즈케모노에 쓰이는 채소도 종류가 많지요. 시각적 요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본인 만큼, 천연색소로 예쁘게 물들여 내놓기도 합니다.

일본 신주쿠의 전통 튀김요리 전문점인 '츠나하치'의 즈케모노. 오이를 보랏빝으로 물들인 색깔이 고왔습니다

참고로 일본의 전통적인 즈케모노가 궁금하시다면, 일본에 가실 때 교토에 들르실 것을 권합니다. 예로부터 교토의 야채는 ‘교야사이’라고 따로 불릴 정도로 유명해서, 이 교야사이로 담근 교토의 즈케모노도 덩달아 이름이 높습니다.

(3) 한국

그러나 채소절임요리라고 한다면, 역시 김치를 빼놓을 수 없겠죠? 실제로 중국에서는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고, 일본 역시 ‘기무치’라는 이름으로 김치를 먹고 있으니, 한중일 삼국의 공통된 채소절임요리라 하면 단연 김치일 것입니다.


또한 ‘김치’라는 그룹 안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 가짓수가 적은 중국에는 말할 것도 없고, 일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지요. 오히려 우리네 김치를 ‘기무치’라 불러가며 사랑하고 있는 일본인들을 보면 나름의 뿌듯함마저 느껴질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보면, 일본에서는 이제 ‘카레라이스’하면 ‘기무치’를 떠올린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리의 훌륭한 밥 반찬인 동시에 문화적 자부심까지 들게 하는 소중한 김치! 맛있는 김치 한 점과 함께 하는 밥상은 언제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