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김치를 빛나게 하는 주연급 조연 #3 : 젓갈

/김치 블로그/김치 스토리   -  2007. 6. 19. 11:15

양념, 김치를 빛나게 하는 주연급 조연 #2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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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깊은 맛을 내는, 젓갈

젓갈이야 말로 개인이나 지역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아주 독특한 양념이다. 젓갈은 새우젓, 멸치액젓처럼 대부분 해산물로 만들어지는데, 해산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효소에 의해 단백질이 숙성되면서 아미노산으로 변화한다. 쉽게 말하면 천연 조미료가 된다는 말이다. 젓갈 자체가 천연 조미료이므로 이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김치의 맛이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젓갈이 숙성 과정을 거치면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변화하는 까닭에 숙성이 덜 된 젓갈은 단백질이 남아 있고 효소가 활동하는 중이므로 이를 김치에 사용하면 배추의 조직이 쉽게 무르게 된다. 따라서 김치에 넣을 젓갈은 완전히 숙성된 것을 넣어야 김치가 오래 간다. 보통 젓갈은 약 1년 정도 있어야 숙성이 끝나므로, 만든 지 일년이 넘은 젓갈을 고르는 것이 포인트.

지역에 따라서는 굴, 생새우, 생태 등 다양한 해산물을 김치에 넣는 경우가 있다. 젓갈과 마찬가지로 해산물에는 각종 효소가 있어 배추의 조직을 무르게 하기 때문에 해산물을 넣어 담근 김치는 빨리 먹는 것이 좋다.

간혹 김치를 담글 때 젓갈을 끓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젓갈에 남아 있는 단백질과 효소를 열로 파괴하기 위한 것이다. 젓갈을 끓이면 단백질이 파괴되면서 아미노산으로 전환되고 아미노산의 특징인 고소하고 진한 맛이 강해진다. 효소의 활동이 없으므로 김치가 더 오래 가는 것도 특징.

젓갈은 그 자체가 천연 조미료로 김치의 맛을 풍부하게 하기도 하지만 김치 안에 들어 있는 유산균의 영양 공급원이기도 하다. 단백질이 분해된 아미노산은 유산균 같은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먹을 것이 늘어나면 미생물은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 따라서 젓갈을 너무 많이 넣으면 미생물이 활발하게 활동해 김치가 빨리 익어버린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은 옛날부터 김치를 담글 때, 오래 보관해야 하는 김치에는 양념도 적게, 젓갈도 적게 넣었다. 기술적인 표현을 쓰자면 김치 넣을 때 적정 젓갈량은 1 – 2& 정도라고(가정에서 이렇게 측정하기는 어렵지만 공장에서는 이렇게 측정해 사용한다). 체계적인 과학도 없었던 시절, 경험만 가지고도 이렇게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낸 조상들의 지혜가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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