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맛있는 칼국수집 1탄 - 여의도 정우칼국수
뜨끈한 국물이 그리워지는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국물요리, 국과 찌개부터 시작해서 많고 많은 요리들이 있지만 한 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면요리가 가을엔 제격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서도 칼국수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그 어떤 면요리보다도 김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요리이기 때문이지요.
칼국수 하면 당연히 김치가 생각나지만, 김치 중에서도 겉절이가 최고입니다. 부드러운 칼국수 면발에 곁들이는, 적당히 절여져 아삭하면서도 매콤하고 감칠맛나는 겉절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맛입니다.
앞으로 김치블로그는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 집 몇 군데를 발굴해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1탄으로 여의도에 있는 정우칼국수 집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서여의도'라고 부르는 국회의사당 쪽 여의도에 있는 정우 칼국수는 눈치를 보아하니 '정우빌딩'이라는 빌딩 이름 떄문에 정우 칼국수가 된 듯 합니다. 위치를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긴 한데요, 순복음 교회 건너편에 보면 렉싱턴 호텔이라고 있습니다. 옛날 맨해턴 호텔인데요 이 호텔 뒤쪽 길로 들어서서 렉싱턴 호텔을 등지고 왼쪽으로 가다가 처음 나오는 사거리 코너에 있는 건물인 정우빌딩 지하 1층에 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많은 집들이 점심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는 합니다만 정우 칼국수는 다른 집보다 '줄이 좀 더 긴 집'이라고 설명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20 - 30분 기다리는 건 예삿 일이지요.
칼국수와 보쌈이 주된 메뉴고 낮부터 보쌈에 소주를 즐겨 드시는 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칼국수 집에서는 칼국수를 꼭 먹어야죠. 테이블에는 칼국수에 딱 어울리는 겉절이와 열무김치 그리고 특이하게도 잡곡 밥이 담겨 있는 그릇이 있습니다. 테이블에서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는 뜻이겠지요? 김치는 그렇다 치고 밥을 이렇게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일단 기분이 좋았습니다.



김치를 접시에 덜어 내고 먼저 한 젓가락 집어 먹었습니다. 젓갈 맛이 그리 강하지도 않았고요, 적당히 매콤하고 짭짤해 칼국수와는 잘 어울리겠더군요. 그에 비하면 약간 물컹해진 열무김치는 좀 실망이었습니다. 열무 철이 지나서 인지 담은지 오래되서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열무 김치가 좀 물렁물렁한 것들이 있었거든요.

이 집 칼국수는 사골칼국수입니다. 호박과 파가 넉넉하게 들어간 사골 국물에 칼국수 면발 그리고 고명으로 얹은 고기. 칼국수만 놓고 보면 소박하고 시골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맛은 어떨까요. 역시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면발이 술술 넘어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짜게 드시는 분들에게는 좀 싱겁다는 평도 들을 수 있겠네요. 그럴 땐~ 뭐~ 바로 김치로 그 맛을 해결해 주면 됩니다. 물론 새콤한 양념장도 따라 오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남자 분들에게는 살짝 양이 작다는 느낌도 들 것 같군요. 대신 사골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좋지요.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5천원. 특별히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평범한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칼국수에는 역시 (맛있는) 겉절이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재차 확인시켜준 그런 집이군요.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 집 탐방~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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