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2 실천편
책 제목 옆에 붙어 있는 2편의 부제는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라’는 것이다. 사실 자동차 운전해 본 사람들은 안다. 자동차에서 이상한 소리만 나도 무척 신경이 쓰이고 거슬린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발생한 소음은 반드시 자동차에 무슨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일어나는 이상 징후에 대해서는 무시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몰아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책의 지은이인 신야 히로미는 2권의 서문에서 인간의 몸은 원래 병에 걸리지 않도록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몇 단계의 방어 시스템과 면역 시스템으로 보호되고 있어 과도한 문제점만 없다면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류가 발전하면서 생긴 ‘부자유스러운 식사’와 ‘부자연스러운 생활 습관’이 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람에게 무엇이 좋은 식품이고 무엇이 좋지 않은 식품인지를 구분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 병 안 걸리고 사는 법 2부에서 그런 음식들을 골라준다.
솔직히 이 책에서 그가 주장하는 것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이제는 상식이 된 수준도 많다. 예를 들어 현미, 농약이 들지 않은 유기농 채소 이런 것들을 먹자고 주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몇 가지 상식을 뒤엎는 사례들이 눈에 띈다.
1편에서 지은이는 우유가 생각 보다 사람 몸에 좋지는 않다고 주장하면서 우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버리라고 강조한다. 소젖은 소를 위한 것이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서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소금은 정말 몸에 나쁜가?라는 명제를 던져 또 한 번 상식 뒤엎기에 나선다.
일반적으로 소금은 건강의 적으로 여겨졌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에게 소금은 반드시 줄여야 할 요소였다.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오해가 있다고 그는 말한다. ‘소금이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것은 정제염, 즉 식염을 섭취한 경우다. 나의 임상 데이터에서는 천일염을 고온에서 구운 환원작용이 있는 소금을 섭취했을 때 혈압이 상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것이다. 천일염은 다양한 미네랄이 들어 있지만 공장에서 만든 정제염은 바닷물에서 염화나트륨만을 추출한 것이므로 인간에게 해롭다는 주장이다.
채소는 어떤가?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채소나 겉 모양이 예쁜 채소는 공장에서 만든 식품과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농약을 사용해 키운 농작물에는 농약 성분이 남아 있고, 설령 채소에 농약 성분이 남아 있지 않더라도 그 토양이 이미 오염 되어 있는 것이므로 화학 약품의 구성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채소는 노지에서 자란 채소와 달리 식물이 자체적으로 만드는 화학 물질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햇빛을 받아야 만들어지는 이런 식물화학물질은 지금까지 영양학에서는 영양소로 인정하지 않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높은 항산화 기능이 있다고 밝혀지면서 최근 주목을 끌고 있는 물질이다.
책을 읽다 보면 당연한 얘기도 있고, 이미 다 아는 얘기도 있고, 궤변처럼 들리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아는 얘기도 한 번 더 짚어가면서 깨닫게 되고, 그렇게 식생활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시도할 수 있다는 건 이 책이 주는 장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맹신하고, 책 대로 따라 산다는 건 좀 무리한 일이 아닐까 싶다. 예로부터 ‘과유불급’이라 하지 않던가.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다. 아무리 좋은 조언일지라도 내 몸에 맞게 적당히 하지 않으면 오히려 내 몸을 해치게 된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삶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또 하나. 읽으면 읽을 수록 드는 생각은 전통적인 우리 음식이야 말로 우리의 몸을 튼튼히 하는 최고의 음식이라는 점이다. 기적 같은 효과를 일으키는 작은 미생물들이 가득한 우리의 김치와 장은 이 책에서 적극 권장하는 모든 음식의 조건을 갖추었다. 아무리 외국에서 좋은 문화와 음식이 들어온다 해도 결코 우리의 전통 음식을 대체할 수 없는 건, 아마도 이런 전통 음식들이 오랫동안 우리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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