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재료로 만든 '유기농' 고추장
얼마 전 일본에서 중국산 농약 만두 파동이 거세게 일었다. 물론 이 사건은 제조 과정 자체에 농약이 들어간 게 아니었다고 판명되었지만, 차이나 푸드 리스크(중국산 식품 불안)는 이제 일본의 골칫거리가 되었다. 사건이 있은 후 이루어진 설문조사에 따르면 일본인 10명 중 8명이 중국산 식품을 사지 않겠다고 할 정도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는 밀가루로 만든 가짜 쇠고기까지 중국 내에서 적발되는 등 중국 먹거리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008년 2월 14일, 머니투데이는 모 업체가 중국산 제품을 사용해 만들었으면서도 유기농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고추장의 경우, 유기농 총함량이 95.05%인데, 그 중 원재료의 30%를 차지하는 유기농밀쌀과 유기농고추분 13%가 중국산이었다고 한다.

기사에 따르면 무엇보다 중국이 아직 유기농 인증 과정을 외국업체에 의존하고 있고 재료의 세척 과정에 쓰이는 물 등도 100% 신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등, 완전한 유기농 제품이라고 믿고 먹기에는 우려가 된다. 그런데도 해당 업체는 이 원재료들을 수입해서는 국내 공장에서 가공하여 ‘순창고추장’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도 있는 것 같다. 물론 거의 모든 시판 고추장은 수입산 재료를 써서 만든 것이어서 이 회사의 제품만을 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는 문제이기는 하다.
물론 중국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중국산이라고 해서 유기농이 아니라는 법도 없다. 그러나 중국산 먹거리에 대해 계속 불만이 나오고 얼마전 올림픽에 참가할 미국 선수단에서 선수단이 먹을 음식은 직접 공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점만 봐도 먹거리에 대해서 만큼은 의혹을 벗기 힘들다. 무엇보다도 한국에서 유기농은 아직 국산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유기농과 중국산, 아직 우리에게 익숙해진 조합은 아니다.
국산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안심하기도 그렇고, 식탁에 올라가는 모든 식재료들을 국산으로만 채우는 것도 비용 면에서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 ‘유기농’ 하면 ‘국산’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것이 현실이다. 더군다나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고추장을 담그는 건, 과정 자체에 못지 않게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재료를 쓰는지도 중요하다. 온전히 우리의 산과 들에서 난 것들을 써서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방법으로 담는 것. 그래야 비로소 전통 고추장 ‘순창’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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