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아비김치가 있다구?

/김치 블로그/김치 스토리   -  2007. 12. 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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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아비김치'가 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장승욱 씨가 쓴 <사랑한다 우리말>에 보면 이 홀아비김치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즉 배추나 무 한 가지만으로 담근 김치를 가리켜 홀아비김치라고 부른다고 하는군요. 장승욱 씨 말마따나 홀아비라는 건 짝이 있다가 없어진 걸 뜻하는데, 총각김치는 있어도 처녀김치는 없는 우리네 김치에 어찌하여 홀아비김치라는 말이 생겨났는지 모를 일입니다.

장승욱 씨는 홀아비김치 외에도 김치에 관한 우리 고유의 표현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무와 배추를 잘게 썰어 섞어 만든 김치는 써레기 김치, 절인 배추와 무, 오이를 넓적하게 썰어 젓국에 버무려 익힌 김치는 섞박지라고 합니다. 덤불김치는 무청이나 배추의 지스러기로 담근 김치라고도 하구요.

국물이 많아서 건더기가 둥둥 뜨는 김치를 둥둥이김치라고도 한다네요. 동치미나 싱건지 같은 것들이 여기에 속합니다. 또한 갓 담가 익지 않은 김치는 날김치 혹은 풋김치, 익은 김치는 익은지, 묵은 김치는 묵은지라고 하는데, 익은지나 묵은지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을 '개미'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김치찌개의 맛은 개미에서 나오는 거라고 하는데, 꽤나 생소한 표현입니다. (덧붙여, 세상에서 가장 맛없는 김치는 '기무치'라고 재치 있게 쓰셨습니다.)

이 <사랑한다 우리말>은 점차 잊혀져 가지만 꼭 알아두어야 할 우리 토박이말 205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KBS의 <한민족리포트>를 다수 집필, 연출했고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토박이말에 대한 책을 꾸준히 쓰고 계신 장승욱 씨가 지난 10월에 내신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목차에 있는 우리말들을 훑어보니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음에 부끄럽습니다. 우리네 말을 아껴 올바로 쓰는 마음가짐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인 김치를 사랑하는 것과 닮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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