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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담그는 법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8. 4. 17. 10:09

깍두기란?

보통 깍두기는 김장김치를 담글 때에 함께 만들었다가 김장김치가 맛있게 익을 동안에 먹는 무김치입니다. 가을 무가 달고 시원해서 깍두기를 담가 먹기 좋기 때문이에요. 가을 무는 이것저것 고르지 않고 아무거나 집어 김치를 담가도 맛있다는 분들도 계세요.

하지만! 가을 무에 비해 조금 맵기는 하지만, 봄 무도 깍두기를 담그기에 나쁘지 않아요. 더군다나 김장김치 먹기에는 조금 물려서 새 김치를 담가 먹고 싶을 때 깍두기만한 게 있을까요? 오늘은 깍두기 담그는 법을 잠깐 소개할게요.

Tip!
1. 봄 무로 담글 때에는 양념을 넣어 버무리기 전에 먼저 설탕을 뿌려 버무려 두어야 합니다. 봄 무는 가을 무와 달리 무 자체에 단 맛이 없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2 . 무만으로 담그지 마시고, 무에 달려 있는 무청이나 갓, 파 등을 넣어 담그면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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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담그는 법

재료
주재료: 무 1개(1.5Kg 정도), 쪽파 1/4단, 미나리와 대파 각각 2~3줄기
양념: 마늘 6~7알, 생강 반톨, 고춧가루 1컵, 새우젓 4큰술(밥숟가락), 멸치액젓 1/2큰술, 소금 1/4컵, 설탕 1큰술


[재료 다듬기]


1. 무는 단단하고 표면이 매끄러운 것, 가운데 부분이 동그란 것으로 고릅니다.
2. 잔뿌리를 떼어내고 깨끗하게 씻은 다음 물기를 닦아줍니다.
3. 무를 사방 2cm로 네모지게 썹니다.
    가급적 정육각형 모양이 되게 썰어야 나중에 보기 좋습니다.
4. 썰어놓은 무에 설탕을 뿌려 재워둡니다.
5. 쪽파와 미나리는 각각 다듬어 씻은 후 2~3cm 길이로 썹니다.
    무와 비슷한 길이로 썰어야 나중에 한데넣고 버무릴 때 보기 좋거든요.
    대파는 어슷어슷 썹니다.
6. 생강과 마늘은 다듬어 씻은 후 잘 다져줍니다.
7. 새우젓은 건더기를 건져 굵게 다집니다.

[깍두기 담그기]

1. 설탕으로 재워두었던 무에 고춧가루를 골고루 뿌려 살살 버무립니다.
    고춧가루를 양념보다 먼저 넣어야 색이 고운 빨간색이 돼요.
2. 무가 붉게 물들었으면 젓갈과 다진 마늘, 생강을 넣어 버무립니다.
3. 양념이 골고루 버무려졌으면 쪽파와 미나리, 대파를 넣고 가볍게 섞습니다.
4. 마지막으로 소금을 고루 뿌려 간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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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한 밥 반찬이 없을 때, 깍두기에 라면 한 그릇만 있으면 별 걱정 없답니다. 여기에 찬 밥 조금 말아 먹으면~! 아침부터 라면 생각이 간절해지네요.^^

아삭하고 달콤하고 시원한 한울의 깍두기 보러 가기




열무비빔밥으로 입맛 되살리기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8. 3. 14. 10:54

계절이 바뀌었습니다. 어느 샌가 햇살도 따뜻하고 바람도 상쾌한 봄날이 되었지만, 반가운 날씨와는 반대로 입맛은 점점 없어집니다. 겨우내 먹었던 것과는 무언가 다른, 봄기운이 느껴지는 그런 음식이 생각날 때, 간편하게 열무비빔밥은 어떨까요?

필요한 재료는 정말 간단합니다. 밥, 냉장고에 있는 나물 몇 가지와 계란, 고추장과 참기름, 깨. 그리고~! 잘 익은 상큼한 열무김치만 있으면 되니까요.

먼저, 양푼에 밥을 넣고, 나물을 얹어줍니다. 열무도 넣을 거니까 너무 많이 넣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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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메인, 열무김치를 올립니다. 보기만 해도 씹으면 아삭!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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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부침도 넣고, 고추장과 참기름, 깨도 넣습니다.
이번에 쓴 고추장은 '예가담가'의 고추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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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재료를 투입했으면, 나물들을 가위로 적당히 잘라주고 슥슥 비벼주면 끝!
이렇게 해서 멋진 열무비빔밥이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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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가담가의 고추장을 넣으니, 뒷맛없이 담백하면서도 칼칼한 비빔밥이 되었습니다. 어릴 적에 할머니가 장독에서 고추장을 퍼오셔서 손수 비벼주시던, 그리운 비빔밥 맛이었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웠습니다.

무엇보다, 잘 익은 열무김치를 넣어 먹으니 사라지고 있는 봄 입맛이 돌아오는 듯 했습니다. 상큼하면서도 아삭거리는, 풋풋한 봄 내음이 나는 열무김치였거든요. 덕분에 함께 봄을 만끽할 수 있었던 저녁식사였답니다. 겨울 먹거리로 지친 입맛을 위해, 열무비빔밥 어떠세요?




열무김치 담그는 법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8. 3. 12. 09:30

봄과 여름에는 배추나 오이, 열무 등과 같은 채소로 담근 김치를 먹습니다. 그 중에서도 열무는 대가 굵고 시원한 맛이 일품인 채소로, 봄부터 여름에 가장 많이 담가 먹는 김치의 재료 중 하나입니다. 겨우내 잘 익은 김장김치도 맛있지만, 갓 담근 봄김치 혹은 여름김치의 풋풋한 맛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지요. 젓갈을 넣어 담그기도 하고, 풀을 쑤어 자작하게 국물이 나오게끔 담그기도 합니다. 김장김치에 물리기 시작하는 봄, 상큼한 열무김치는 어떨까요?

김치 담그기

열무 1단, 굵은 소금 1컵, 물 8컵
양파 1개, 쪽파 1/4단, 고춧가루 1/2컵, 새우젓 1/4컵, 멸치액젓 1/4컵, 소금 적당량, 설탕 약간, 마른 고추 4~5개, 홍고추 4~5개, 마늘 1통, 생강 1톨, 찹쌀 3큰술, 다시마(가로세로 10cm) 1장


[열무 다듬기&절이기]

1. 먼저 열무는 억센 이파리를 떼어냅니다. 시든 부분도 제거해 주세요.
2. 뿌리 부분은 잘라내지 말고 다듬어만 줍니다.
3. 흙이 남아 있지 않도록 손질하여 씻은 열무를 소금물에 통째로 절입니다. 미리 자르거나 하지 마세요. 소금물은 열무 1단에 굵은 소금 1컵이 적당합니다. 물은 8컵 정도로 해주세요. 열무김치는 짜면 맛이 없습니다. 그리고 절일 때에는 지나치게 뒤적이지 마시구요. 열무에 상처가 나면 날수록 풋내도 심해져요. 물이 많은 채소다 보니 쉽게 물러질 수도 있구요.
4. 절이는 정도는, 열무를 들어보아서 부드럽게 꺾여지면 된 겁니다.

[재료 손질하기]

1. 다듬은 양파는 반 가른 다음 0.8~1cm 두께로 썰고, 쪽파도 4~5cm길이로 썹니다.
2. 마늘과 생강은 다집니다.
3. 마른 고추를 물에 불립니다.
4. 홍고추는 꼭지를 떼고 반 갈라 씨를 제거한 다음 썰어줍니다. 그러고는 믹서 등으로 갈아주세요. 물에 불린 마른 고추도 함께 갈아줍니다. 홍고추만 쓸 때보다 훨씬 칼칼하고 산뜻한 맛이 나거든요.
5. (열무 절이기 전, 가장 먼저 해두어야 할 작업) 다시마를 우려냅니다. 시간을 넉넉히 잡아주세요. 5시간 정도 우려내는 것이 좋습니다.
6. 찹쌀을 물에 불렸다가 믹서로 가루를 냅니다. 이 찹쌀가루에 물 1컵을 붓고 불에 올려 풀을 쑤어주세요. 이 풀국은 채소의 풋내도 없애주고, 발효를 돕는 작용을 합니다.

[열무김치 담그기]

1. 볼이나 양푼에 다시마 우린 물과 찹쌀풀, 고추 간 것과 분량의 고춧가루, 새우젓과 멸치액젓을 넣고 잘 섞은 후 30분 이상 불립니다.
2. 절여둔 열무는 살짝 씻어서 건진 다음, 먹기 좋게 자릅니다. 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미리 자르지 마시고, 일단 절였다가 버무리기 전에 잘라주세요.
3. 30분 정도 불린 1에 설탕 등을 넣고 휘휘 섞습니다.
4. 3에 썰어둔 양파와 쪽파를 넣어 살짝만 버무려줍니다.
5. 절인 열무에 4를 넣고 잘 버무려 김치통이나 항아리에 담습니다. 그런데! 버무린 그릇에 양념이 남아 있겠지요? 이 그릇에 소금물을 조금 타서 담아둔 열무김치 위에 부어주세요. 전체적인 국물의 양은 열무가 자작하게 잠길 듯 말듯한 정도가 좋습니다.

*기호에 따라 홍고추를 따로 썰어서 버무려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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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를 담글 때에는 절이는 과정만 주의하시면 됩니다. 즉 뒤집기는 한 번만, 풋내가 나지 않도록 살살 다루어주는 거지요. 맛있게 익은 열무김치로 만드는 비빔밥이나 냉면 한 그릇, 어떠세요? ^^


 

백김치, 이렇게 담가요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8. 2. 27. 18:28


백김치는 이름 그대로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만들어 배추의 하얀 속살이 살아 있는 김치를 가리킵니다. 이북식 동치미라고도 한다는군요. 여느 배추김치처럼 젓갈 혹은 마늘/생강과 같은 향신채를 넉넉히 쓰지 않아서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음식과 두루 어울립니다. 맛이 덜 자극적인 만큼 외국인과 어린이는 물론이고, 모유 수유 중인 어머니들께도 좋은 김치랍니다.

[백김치를 좀 더 맛있게 만들려면?]

01. 빠뜨려서는 안 될 재료, 배!
백김치는 고춧가루나 젓갈류를 쓰지 않는 대신 배와 밤을 넣어줍니다. 군내가 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한 배를 넣으면 국물이 훨씬 시원하고 달큰해지기 때문에 제대로 만들어 맛있는 백김치를 즐기려면 꼭 배가 필요합니다.

02. 마늘과 생강으로 향긋하게~
마늘과 생강을 채쳐서 베보에 싸서 국물에 담가 놓으면 훨씬 향긋한 백김치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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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백김치


[백김치 담그는 법]

요즘은 배추를 1~2포기 정도로 작게 포장하여 판매하고 있기도 하고 또 가족 구성원들의 수가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이 담그면 시어빠진 김치만 남게 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게다가 많이 담그면 그만큼 힘들기도 하지요. 그래서 배추 두 포기를 기준으로 백김치를 담그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릴까 합니다.

주재료: 배추 2포기, 굵은 소금 0.6Kg, 물 1L 남짓.
부재료: 무 작은 것 1개, 배 1개, 밤 3~4개, 대추 4개, 쪽파 약간, 미나리 약간, (갓), 마늘 1통, 생강 1톨, (잣 조금), 새우젓(혹은 멸치액젓) 1/5컵, 고운 소금 1/5컵, 설탕 약간
국물: 물 1.5L, 소금 적당량


준비과정


1. 배추 절이는 것은 일반 포기김치를 절이는 법과 같습니다. 배추마다 크기와 무게가 조금씩 다르지만 1포기에 대략 3Kg 정도 된다고 할 때 굵은 소금은 0.3Kg이 알맞습니다. 10:1의 비율로 맞춰주시면 됩니다.

2. 준비한 소금의 80%를 물에 푼 다음 손질해서 쪼개 둔 배추를 소금물에 담급니다. 이 배추들을 건진 다음에는 남은 소금을 조금씩 뿌려가며 약 10시간 정도 절입니다. 중간에 위아래를 바꾸어주어야 하구요. 다 절이고 나면 깨끗이 헹구어서 물기를 빼 둡니다. 배추로 담은 모든 김치가 그러하지만, 특히 백김치는 제대로 절여지지 않으면 배추가 쉽게 물러집니다.

3. 무는 잘 채 썰고, 쪽파와 갓, 미나리도 4~5cm 정도로 썹니다. 갓은 없을 경우 굳이 넣지 않아도 됩니다. 생강과 마늘도 손질하여 채 썰어 둡니다. 이 외에 밤, 대추, 배도 채쳐 주세요. 열심히 채치시면 됩니다.^^

4. 새우젓은 건더기만 건져서 다집니다. 젓국도 남겨두시구요. 새우젓의 건더기가 백김치 국물에 들어있는 게 싫으신 분들은 멸치액젓을 씁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소고기로 국물을 내어 쓰기도 한다네요.)

담그기

1. 이제 본격적으로 백김치를 담가 볼까요? 우선 큰 그릇(어머니들은 ‘다라이’라고도 표현하는^^; )에 채쳐 놓은 재료들을 모두 투입하고 고루 버무립니다. 재료들이 잘 섞였으면 다진 새우젓과 소금, 설탕을 넣고 소를 만듭니다.

2. 다음으로는, 절인 배추에 1의 소를 포기김치 담그듯 배춧잎 사이사이에 잘 펴서 넣어 주세요.

3. 김치통에 소가 빠지지 않게 배추를 넣고, 남은 새우젓국물과 소금을 녹여 만든 소금물을 배추가 푹 잠기도록 부어 주세요. 소금물의 간은 슴슴한 정도가 좋지만, 너무 싱거울 경우 김치 맛도 없어지고 잘 물러지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입맛에 알맞게 익힌 후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

우리 농산물로 정성껏 담은 (주)한울의 깔끔한 백김치 보러 가기

 

뉴욕타임즈가 추천하는 김치 요리 레시피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8. 1. 22. 10:24


지난 주 16일, 뉴욕타임즈에서 김치에 관해 크게 다루었습니다. (관련 기사는 여기!) 배추와 무, 그리고 다양한 양념들이 빚어내는 맛의 조화는 그야말로 연금술과도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내용입니다.

해당 기사에 관한 글은 국내 뉴스에도 나왔으니, 이곳에는 기사와 함께 올라왔던 김치를 이용한 요리 레시피를 올립니다. 요리는 "김치를 넣어 구운 돼지갈비(Seared Pork Chops With Kimchi )"인데, 사진을 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돼지갈비 느낌은 아닌 점이 눈길을 끕니다. 김치를 이용해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이 요리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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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사 화면(완성된 요리 사진은 화면 속에 있습니다)


김치를 넣어 구운 돼지갈비(Seared Pork Chops With Kimchi) (2인분)

재료:
1인치 두께의 돼지갈빗살 4조각(뼈가 붙어 있는 걸로)
다진 김치 6 테이블스푼
올리브오일 1 테이블스푼
화이트 와인이나 베르무트 1/2 컵
꿀 혹은 비슷한 종류, 1~2 티스푼
버터 1테이블스푼
장식을 위한, 다진 파


1. 2테이블스푼의 김치를 넣고 버무린 버무린 돼지고기를 냉장고에 30분~24시간 재워둔다. (시간이 길수록 좋다.)

2. 돼지고기에서 김치를 제거해 주는데, 이 김치들은 남은 4테이블스푼의 김치들과 섞어둔다. 큰 냄비에 오일을 두르고 가열한다. 양면이 모두 잘 익은 갈색이 날 때까지 돼지고기를 익히는데 한쪽당 3분 정도 걸린다. 약불로 줄이고 약 7분 정도 더 익힌다. 한 번 뒤집어주면 된다. 돼지고기를 접시에 옮기고 호일을 덮어 식지 않도록 해준다.

3. 와인과 꿀 1티스푼, 그리고 김치를 냄비에 넣는다. 강불로 올리고 갈색이 될 때까지 끓이는데 약 3분, 알콜 성분이 다 날아갈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버터를 넣어 휘저어준 후 간을 보아 필요하다면 꿀을 더 넣어도 된다: 소스는 새콤해야하지 떫은 맛이 나면 안 된다.

4. 소스를 얹고 파로 장식한 돼지고기를 낸다.

(레시피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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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냄새 걱정 없이 즐기고 싶다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12. 18. 11:49


연말이 되다 보니 이런저런 모임 잡는 것만으로도 벌써 일정이 빠듯합니다. 회사 송년회부터 시작해서 친구들, 동호회 등등 모임의 가짓수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할 수밖에 없는 고민은 “어디서 모일까?”인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려면 아무래도 장소에 좀 더 신경이 쓰이기 마련이니까요.

이러한 모임 장소를 고르는 기준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분위기는 어떠한지, 여러 사람이 모이기 편한 곳에 위치해 있는지 등등 말이지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음식(혹은 술안주)이 나오느냐가 아닐까요?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좀 더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맛집이라고 해서 무작정 찜해 놓을 수는 없습니다. 음식이 모두의 입맛에도 맞을지 아닐지를 떠나서, 냄새가 심하게 배는 음식점은 아무리 맛있어도 모임 장소로는 기피하게 됩니다. 덕분에 냄새만 맡아도 뭘 먹었는지 대번에 알 수 있는 음식이라면 일단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곤 합니다.

김치를 재료로 한 음식들도 이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듯 합니다. 사실 김치찜이나 김치찌개 이런 음식들 맛있는 거야 잘 알지요. 하지만 신경 쓴 옷과 머리에 냄새가 밴 채로 다른 곳에 가거나 하는 건 사양하고 싶어요. 하다못해 퇴근길 지하철에서 냄새 폴폴 풍기는 것도 싫거든요. 지하철은 환기가 안 되다 보니 유독 냄새가 더 날 수밖에 없잖아요.

결국 연말이 되면 음식이냐, 체면(!)이냐를 두고 장소 선정에 갈등하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살짝 억울하기도 합니다. 냄새 때문에 맛있는 걸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건데, 맛있는 음식은 사는 즐거움 중에 하나니까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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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있는 걸...(출처: "김치도가")


이런 고민을 저만 하는 건 아닌 모양인지, 일부 음식점에서는 뿌리는 냄새탈취제를 준비해 두었다가, 가게를 나서는 손님들께 뿌려주는 서비스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서비스를 받으면 주인장의 마음씨에 기분도 좋아지고 냄새 걱정도 한결 덜게 되어 1석2조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런 서비스가 좀 더 확대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런 방법 외에도 음식점 내의 환기에 더 많이 신경을 쓴다면 냄새가 훨씬 덜하겠죠? 또한 휴대할 수 있는 냄새탈취제 같은 걸 가지고 다니는 것도 한 방법일 듯 싶습니다. 그런다고 냄새가 아예 사라지는 것도 아닐테고 또 살짝 귀찮기도 하겠지만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즐길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김치를 이용한 퓨전 일식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12. 6. 09:34

김치를 이용한 퓨전일식,
일본 최대 규모 체인점 '마츠야'의 덮밥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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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꽤 오래 체류해 있었을 때
'마츠야'(http://www.matsuyafoods.co.jp)라는 음식점을 애용했었습니다.

'요시노야'라는 덮밥체인과 더불어,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전국적인 체인점을 갖고 있는 곳입니다.
이 '마츠야'의 주 메뉴인 고기덮밥 류가 꽤 싸거든요.  어지간해서는 1000엔 넘기기가 어려워요.
보통은 4~500엔 대에서 배불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 상 자주 갔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언제나 먹었던 것은 김치가 포함되어 있는 메뉴들이었어요.
돼지고기와 소고기로 덮밥이 나뉘구요, 김치가 같이 올라가 있어요. 
(디지털카메라가 부숴진 관계로 직샷을 찍지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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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소고기덮밥. 고기 원산지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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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돼지고기덮밥. 보통크기가 400엔이면 우리 돈으로 약 3000원 조금 넘네요.


아무리 일본음식이 입에 맞아도, 역시 김치 없이 매 끼니를 해결하는 건 꽤나 힘든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츠야는 거의 구세주였습니다. ^^
더구나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식 덮밥음식점에 김치가 있는 메뉴라니.
사실 굉장히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그렇습니다. ^^ 심지어 인기 메뉴라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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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돼지고기정식이 630엔. 밥과 미소시루, 야채샐러드까지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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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 선택한 인기메뉴라고 합니다. 밥은 곱배기 사이즈로 줍니다.


요시노야에서는 이런 메뉴를 보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니 마츠야만 갔겠지요?


물론, 맛을 보면 한국 김치만 못한 건 있어요.
맛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좀 밋밋한 느낌이 듭니다. 뭔가 빠져 있달까요?
덕분에 김치가 들어 있는 메뉴를 시켜놓고, '시치미'라고 하는 일본 조미료를 마구 뿌려 먹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옆자리의 일본사람이 매우 놀랐던 적도 있습니다. )

어쨌든, 일본에 갈 계획이 있으신 분들. 그리고 김치 없이 식사하기 어려운 분들(덧붙여 저예산이신 분들;)은
이 마츠야를 가끔 들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국 땅에서 맛보는, 우리 김치를 이용한 퓨전음식으로 한 끼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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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도 사이드 메뉴로 80엔에 판매합니다.
생달걀이 50엔, 김이 50엔,
야채샐러드가 100엔인 걸 감안하면 그다지 비싼 가격은 아니네요.
물론 우리 정서 상,
김치를 별도로 돈을 주고 사서 먹는 건 야박(!)해 보여서
한 번도 따로 시켜본 적은 없지만요.





칠갑산 암반수와 국산 소금으로 절인 절임배추 구경 가기
절임배추와 국산 재료로 만든 김장 양념 구경 가기

대파로 삶은 돼지 보쌈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12. 5. 15:43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하지만 김장 철은 또 추워야 제 맛이죠. 날씨가 너무 안 추우면 김장 김치가 빨리 익어버려서 제 맛을 놓치기 쉽상입니다. 요즘에야 뭐 김치 냉장고가 있어서 그런 일이 별로 없기도 하겠지만요.

주변을 보니 한창 김장 때문에 분주하십니다. 그런데 김장 하면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어요. 바로 김장 김치와 함께 먹는 돼지 보쌈이지요. 돼지 목살을 삶아서 노란 배추 속과 빨간 김치 양념과 함께 먹는 그 맛... 상상만 해도 군침이 됩니다.

스래서 요즘 '돼지고기 삶는 법'이라는 키워드도 많이 나오는가 봐요. 보통 돼지고기 삶을 때는 이렇게들 하시죠.

1. 돼지 목살을 찬물에 10분 정도 담가 핏물을 뺀다
2. 무, 양파, 고추 등등 채소를 넣은 물에 돼지고기를 넣고 삶는다
3. 삶기 전에 커피 가루를 뿌려주고, 물이 끓기 시작하면 된장을 한 숟가락 넣는다
4. 한 시간 푹 삶아 건져 내어 슥슥 썰어 먹는다

뭐, 자세히 쓰자 하면 더 길어지겠지만 간단히 쓰면 이 정도 되겠지요. 실제로 이렇게만 삶아도 참 맛있습니다만 오늘은 전혀 새로운 방법 하나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대파'로 돼지 목살을 삶은 법입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두꺼운 솥 - 이게 주의할 점이라는 군요. 남비가 아니라 밑이 두꺼운 솥이 필요합니다 -과 싱싱한 대파 한 단을 준비합니다. 될 수 있으면 대파는 싱싱한 - 냉장고에 몇 일 들어 있어서 수분이 증발된 대파가 아니라 - 이제 막 마트에서 사온 싱싱한 대파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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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를 씻어 삼사등분 정도로 나누어 지게 듬성 듬성 썹니다. 이렇게 썰은 대파를 솥 밑바닥에 잘 깝니다. 그리고 핏물을 뺀 돼지 목살을 그 위에 올립니다. 마지막으로 냄새를 없애고 고기 색깔이 예쁘게 잘 나도록 고기 위에 커피 가루를 골고루 뿌려줍니다. 기왕이면 고기를 뒤집어서 아래 쪽에도 묻게 잘 뿌려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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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준비는 끝. 뚜껑을 닫고 고기 크기에 따라 적게는 사십 분에서 많게는 한 시간 정도까지 푹 삶습니다. 어찌보면 찐다고 해야 하겠네요. 저희는 고기를 크게 두 덩어리 넣었더니 생각보다 시간이 좀 오래걸렸다는... 뭐 이런게 있나 하시겠지만 대파에서 물이 나오면서 고기가 타지 않도록 해 줍니다. 참 신기한 방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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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긴가 민가 하고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솥을 열어 보니 파에서 물이 나와 가열되면서 고기를 익혔더군요. 커피가루가 고기에 배여 색깔도 갈색으로 이쁘게 나왔습니다. 자 이제 남은 건, 적당히 썰어서 잘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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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어떨까요? 커피 가루 외에 넣은 것이 없는데 고기에서 냄새도 나지 않았고 고기가 퍽퍽해지지 않았습니다. 파 향이 많이 배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고요. 게다가 아삭한 배추와 막 담은 김치 양념에 버무려 먹으니 그 맛은 참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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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세요? 간단하고 편리하게 돼지 보쌈 삶는 법, 한 번 도전해 볼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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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은 잔치다 - 세 식구의 좌충우돌 김장 담기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11. 29. 10:57

때가 때다 보니 김장이 한창입니다. 채소 값이 비싸다고 해도, 나름대로 슬기로운 모습으로 김장을 담그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와중에 김장 김치를 담아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풀어주는 좋은 소식도 들리고, 비싼 채소를 싸게 판다면서 상술에 이용한다는 씁쓸한 소식도 들립니다. 그러나 부디, 일 년 양식의 절반인 김장이 아무쪼록 잘 끝나기를 소망합니다.

대부분의 젊은 가정, 맞벌이 가정이 그러하듯이 사실 저희도 직접 김치를 담는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본가에서, 처가에서 김치나 밑반찬을 부족함 없이 가져다 먹었기 때문에 김치를 직접 담그거나, 사야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김치나 밑반찬을 제공해 주는 어른들이 안 계셨다면, 밑반찬은 해먹는다 쳐도 김치는 아마 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장에서 치이고, 퇴근 후에는 집안 일 돌봐야 하는 맞벌이 주부들에게 김치를 담그라고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일일 겁니다. 시간을 내서 같이 할 수도 있겠지만 쉬고 싶은 주말에 김치를 담자고 말하는 건 아마 저에게 있어서도 대단한 모험일 겁니다. 지금 이 상태로라면 저희도 언젠가부터는 김치를 사 먹게 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얻어 먹던, 사 먹던, 지금은 김장철 아닙니까. 그런데 문득 딸 아이에게 김장이라는 걸 가르쳐줘야 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김치를 담가 먹을 수는 없어도 김장철에 한 번 우리끼리 해 볼 수는 있는 거니까요. 우리 김장 한 번 해 볼까. 딸 아이는 당장 신난다고 박수를 칩니다. 아내는 조만간 시댁이나 친정에서 하면 얻어 먹을 걸 뭐러 일을 벌리나 그런 표정이었습니다만, 박수치며 좋아하는 딸 아이의 소망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고.

그러나 막상 김장을 하겠다고 해서, 직접 배추부터 절일 용기는 도저히 없었습니다. 배추는 절여 파는 것들이 많으니 그걸 사야지 마음을 먹었는데, 배추만 절여 파는 것이 아니라 양념을 팔기도 하더군요. 처음에는 배추만 절인 걸 사고 양념은 만들 생각이었는데 또 양념 파는 걸 보니까, 그냥 배추랑 양념이랑 다 사서 김장 흉내를 내보자, 그렇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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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김치를 사먹지 이게 무슨 김장이냐고요? 뭐, 김장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놀이로, 잔치로, 그리고 문화 유산을 배우는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꼭 그리 어렵게 생각할 일은 아닐 겁니다. 게다가 양념이 오긴 왔는데, 정말 잘 다져서 왔더군요. 그냥 넣기에는 좀 심심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아내가 장모님의 조언을 얻어 무채를 좀 썰어 넣고, 마트에서 사온 생새우도 넣고, 그렇게 추가로 양념을 더 했습니다.

배추도 도착했고, 양념도 준비됐습니다. 세 가족 모두 들뜬 기분으로 바닥에 신문을 깐다, 쟁반과 김치통을 챙긴다, 나름대로 분주하게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김장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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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배추를 버무리기도 전에 아내는 노란 배추 속을 따내더니 양념에 싸서 먼저 입에 넣습니다. 음~ 맛있다. 딸 아이도 자기도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둘이서 아옹다옹 그렇게 노란 배추 속 몇 개로 먼저 입 막음부터 합니다. 물론 저도 한 입 얻어 먹었죠. 바로 이 맛 때문에 김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소하고 노란 배추와 매콤한 양념의 절묘한 어우러짐. 정말 두 말할 것 없는, 아니 말이 필요없는 환상의 앙상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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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김치를 안 담가 봤다고 하지만, 그래도 매번 김장철에 따라 배운 게 있어서 그런지 아내는 제법 배추를 버무리기 시작합니다. 딸 아이도 엄마를 따라 배추 잎을 한장씩 들추면서 양념을 바르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처음 하는 일이니 제대로 무쳐지겠습니까마는 한 귀로는 잔소리를 듣고 또 한 귀로 흘리면서 딸 아이는 나름대로 열심히 배추를 무칩니다. 적당히 무친 배추를 잘 싸서 통에 넣기. 그런데 여기서 초보자는 표가 나더군요. 아내 왈, 어머니들이 예쁘게 싸는 것처럼 잘 안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싸면 김치가 맛이 없을 텐데, 그렇게 궁시렁 거리면서도 배추를 잘 에둘러 싸서 김치 통에 넣습니다. 통에 넣을 때는 뒤집어서 넣는 게 아니라는 군요. 가만 보면 김장이라는 게 참 알아야 할 것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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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식구가 부지런히 배추를 무치는 동안 아빠는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돼지고기 목살을 삶는 것. 김장 후에 맛 볼 보쌈을 만드는 것이 아빠의 숙제입니다. 인터넷에서 본 대로 돼지고기 목살 한 근을 사서 미리 찬물에 담가 피를 뺀 후에 남비에 넣고 삶았습니다. 그냥 삶으면 안된다고 해서 집에 있는 무 한 쪽, 마늘 몇 개, 양파 반 개, 고추 두 개 등등을 넣고 삶았습니다. 아 참 커피 가루도 한 숟가락 넣었고, 끓기 시작할 때 된장도 넣었습니다. 한 숟가락만 넣으면 될 걸 괜히 허전해서 한 숟가락 더 넣었더니 끓는 내내 된장찌개 냄새가 집안에 진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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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임배추 10kg을 다 무칠 동안 돼지고기는 보글 보글 잘 삶아지고 있었습니다. 익숙한 분들이라면 금새 무쳤을 용량이지만 - 배추 일곱포기 반 들었더군요 - 직접 김장 초보 엄마와 직접 무치기 초보 딸 아이로서는 속도가 잘 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그럭 저럭 다 무쳤고 예쁘게 김치 통 안에 앉혔습니다. 그럭 저럭 한 시간 정도가 지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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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삶은 돼지고기를 꺼낼 차례입니다. 젓가락으로 찔러 보니 쑤욱 잘 들어 가길래 이 정도면 되었겠다 싶어서 꺼냈습니다. 손을 찬물에 적셔 가며 뜨거운 돼지 고기를 썰어 봤더니 아직 속이 약간 빨간게 조금 더 익혀야 되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다시 풍덩. 그 동안 김장 뒷 마무리를 하고 먹기 좋게 배추와 양념도 준비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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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조금 더 삶아야 되더군요. 물론 고기의 크기와 삶는 방법 등등의 차이가 좀 있긴 하겠지요? 여튼 그렇게 해서 썰어낸 고기가 바로 이겁니다. 뜨거운 거 손 적셔 가며 써느라 모양은 영 아닙니다.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도 고기를 이렇게 삶고 썰어본 건 태어나서 처음 한 거거든요.

다른 건 다 놔두고, 맛은 어땠냐구요. 김장을 가르쳐주자는 단순한 의미에서, 어찌 보면 재미로 시도한 김장이었지만, 맛은 끝내줬습니다. 같이 노력해서 움직이고 난 후 먹는 보쌈과 김치니 그 맛이 오죽했겠어요. 그렇게 하루, 김장도 배우고, 놀기도 하고, 맛나게 먹기도 했습니다. 저걸 싸서 먹는 그 과정을 사진으로 찍었어야 했는데, 먹기에 바쁘고, 손에 이것 저것 묻어 있고 하다 보니 결국, 카메라 잡을 기회를 놓쳤습니다. >.<

이번 주가 지나면 본가에서 어머니가 김장을 하십니다. 아마 온 가족이 총 출동해서 김장 일을 돕겠지요. 미리 연습을 했으니 가면 또 나름대로 내공을 발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그 땐 아무래도 온 가족이 다 모일테니, 더 큰 잔치가 되겠지요.

우리네 김장, 참 행복한 가족들만의 잔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장 담는 모든 가정에 행복한 웃음이 넘치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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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 시리즈 #1 - 총각김치 담기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11. 19. 01:54

디어 김장철이 돌아왔습니다. 채소 값이 금 값이라고 사방에서 아우성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일 년 먹을 김치를 담는 김장철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겠지요. 물론 예전과 달리 사시사철 채소를 구할 수 있는 요즘, 굳이 김장을 해야 하느냐는 얘기도 있고 실제로는 매번 조금씩 담가 드시는 분들도 많고, 사서 드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래도 김장은 우리 먹거리 문화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요.

래서 가정마다 예전처럼 백 포기, 이백 포기씩 담지 않아도 스무 포기, 서른 포기씩은 담게 되지요. 지금 가정에서는 한창 김장철 준비 하느라 바쁘신 탓인지 김치 블로그에 들어오는 유입 키워드를 살펴 보면 김장 관련 키워드가 부쩍 늘었습니다.

, 김치 블로그에서 소개하는 김장철 시리즈 첫번째는 총각김치 담기입니다. 흔히 달랑무라고 부르는 총각무로 담는 총각김치는 아삭한 무 맛과 새콤한 무청 맛이 일품이지요. 총각김치는 밥 반찬으로도 그만이고, 라면이나 각종 국수 종류에도 잘 어울리고, 신 총각감치로 찜을 만들어도 정말 맛있답니다. 총각김치를 담는 특별 게스트로 닥터김블의 어머니를 모셨습니다! ^^

각김치를 담으려면 달랑무가 있어야죠. 닥터김블의 어머니는 집 근처 채소 가게에서 달랑무를 한 단에 3,800원씩 다섯 단을 사오셨답니다. 달랑무 값만 총 19,000. 이 정도면 김치 냉장고에 들어가는 김치 통 두 개는 채울 수가 있습니다.

저 달랑무를 손질합니다. 겉 부분은 잘 다듬어서 잘라 내고 보기 좋게 다듬어 내야죠. 다 다듬고 깨끗이 씻었으면 이제 달랑무를 절여야 합니다. 절이는 방법은 집마다 다르겠지만 닥터김블의 어머니는 소금물로 절이신다는군요. 배추와 달리 달랑무는 그냥 소금으로 절이면 골고루 절여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금물을 만들고 달랑무를 적신답니다. 두어번 달랑무를 적신 후에는 커다란 통에 소금물에 적신 달랑무를 넣고 소금물을 삼분의 일쯤 채워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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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8시간 정도 지나면 달랑무가 잘 절여 집니다. 그러고 보면 김치를 담는다는 것은 참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채소를 사오는 일, 다듬는 일, 절이는 일... 준비하는 과정만 해도 하루를 꼬박 들여야 하는 일이거든요. 절인 달랑무를 꺾어봐서 꺾이지 않고 부드럽게 휘어질 정도까지 절여야 하는 것이 오늘의 팁입니다. 절인 달랑무를 건져 놓으시되, 물기가 다 빠지는 채반에 건지지 마시고, 적당히 물기를 뺀 후에 그냥 통에 건져 놓습니다. 달랑무에서 나오는 물이 나중에 고추가루를 비빌 때, 고추가루를 개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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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무가 잘 절여졌으면 이제 양념을 넣고 무쳐야 합니다. 기본적인 양념은 고추가루, 마늘 다진 것, 생강 다진 것, 그리고 새우젓이 필요하죠. 이 시점에서 절대 중요한 점. 반드시 국산 새우젓과 국산 천일염을 사용하셔야 합니다. 만일 중국산 새우젓이나 소금을 사용할 경우 총각김치가 물러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거든요. 우리 어머님들은 이런 것을 경험으로 익혀 알고 계시지만 과학적으로도 이 사실은 입증된 바 있습니다. 자연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새우젓이나 소금에는 미네랄 같은 좋은 물질이 사라지고 짠 맛을 내는 염화나트륨 성분만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화학 약품을 넣는데 이 화학 약품들이 채소의 조직을 무르게 하는 주범이 되는 거지요. 그래서 김치를 담글 때는 반드시 자연적으로 만든 국산 새우젓과 소금을 사용하셔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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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달랑무를 이제 무칠 시간입니다. 향과 맛을 위해 쑥갓과 쪽파를 부재료로 넣습니다. 그리고 고추가루와 마늘, 생각 다진 것, 새우젓을 넣고 손으로 슥슥 무치기 시작합니다. 절인 달랑무에서 배어 나온 소금물이 고추가루를 적당히 개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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념이 골고루 묻도록 달랑무와 부재료를 잘 무칩니다
. 적당히 무쳤다 싶으면 간을 보고, 싱겁다 싶으면 소금을 넣어 간을 더 합니다. 간까지 다 맞추어 잘 무치셨다면 이제 달랑무를 통에 담을 차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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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무 서너개 정도를 잡고 잘 접어 통에 넣습니다
. 통에 넣는 중간 중간에 쑥갓과 쪽파를 잘 넣어 주고요, 그렇게 달랑무를 차곡 차곡 쌓아 김치 통에 담습니다. 담는 중간 중간 손으로 꾹꾹 눌러 공기를 최대한 빼주고요, 다 담으셨다면 아까 양념을 무친 통에 소금물을 조금 만드셔서 양념과 함께 국물을 조금 만든 후 김치 통에 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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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마지막 우거지로 맨 위를 덮을 차례입니다
. 달랑무 다듬었을 때 나온 겉 부분으로 양념 통을 싹싹 훑어낸 후에 달랑무가 담긴 김치통 맨 윗 부분을 덮어 줍니다. 과학적으로는 공기와의 접촉을 막고 김치 유산균이 잘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밀폐 용기와 김치 냉장고가 발달한 요즘에는 공기와 접촉하는 걸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냥 항아리에 담았던 예전에는 이런 식으로 공기 접촉을 막아주어야 했던 거죠.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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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상온에서 이틀 정도 총각김치가 익게 놓아둔 후에 김치 냉장고에 보관하면 되지요
. 달랑
무가 아삭 아삭하고 달콤해서 아주 맛있는 총각김치가 될 것 같다고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 올 겨울, 따뜻한 곰탕과 함께 맛난 총각김치를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군침이 도네요. 여러분 가정에서도 이번 겨울 김장에 달랑무 총각김치 꼭 한 번 담아 보시길.

치 블로그의 김장철 시리즈는 계속 됩니다. ^^

에서 담근 것처럼 정성 어린 총각김치 구경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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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가 맛있는 칼국수집 1탄 - 여의도 정우칼국수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10. 11. 15:03

뜨끈한 국물이 그리워지는 선선한 가을이 왔습니다. 국물요리, 국과 찌개부터 시작해서 많고 많은 요리들이 있지만 한 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면요리가 가을엔 제격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 중에서도 칼국수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그 어떤 면요리보다도 김치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요리이기 때문이지요.

칼국수 하면 당연히 김치가 생각나지만, 김치 중에서도 겉절이가 최고입니다. 부드러운 칼국수 면발에 곁들이는, 적당히 절여져 아삭하면서도 매콤하고 감칠맛나는 겉절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맛입니다.

앞으로 김치블로그는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 집 몇 군데를 발굴해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1탄으로 여의도에 있는 정우칼국수 집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김치, 공기밥 무한 제공 여의도 정우 칼국수


'서여의도'라고 부르는 국회의사당 쪽 여의도에 있는 정우 칼국수는 눈치를 보아하니 '정우빌딩'이라는 빌딩 이름 떄문에 정우 칼국수가 된 듯 합니다. 위치를 설명하기가 좀 애매하긴 한데요, 순복음 교회 건너편에 보면 렉싱턴 호텔이라고 있습니다. 옛날 맨해턴 호텔인데요 이 호텔 뒤쪽 길로 들어서서 렉싱턴 호텔을 등지고 왼쪽으로 가다가 처음 나오는 사거리 코너에 있는 건물인 정우빌딩 지하 1층에 있습니다.

여의도에 있는 많은 집들이 점심에 줄을 서서 기다리기는 합니다만 정우 칼국수는 다른 집보다 '줄이 좀 더 긴 집'이라고 설명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조금이라도 늦게 가면 20 - 30분 기다리는 건 예삿 일이지요.

칼국수와 보쌈이 주된 메뉴고 낮부터 보쌈에 소주를 즐겨 드시는 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만, 칼국수 집에서는 칼국수를 꼭 먹어야죠. 테이블에는 칼국수에 딱 어울리는 겉절이와 열무김치 그리고 특이하게도 잡곡 밥이 담겨 있는 그릇이 있습니다. 테이블에서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는 뜻이겠지요? 김치는 그렇다 치고 밥을 이렇게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일단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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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접시에 덜어 내고 먼저 한 젓가락 집어 먹었습니다. 젓갈 맛이 그리 강하지도 않았고요, 적당히 매콤하고 짭짤해 칼국수와는 잘 어울리겠더군요. 그에 비하면 약간 물컹해진 열무김치는 좀 실망이었습니다. 열무 철이 지나서 인지 담은지 오래되서 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열무 김치가 좀 물렁물렁한 것들이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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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칼국수는 사골칼국수입니다. 호박과 파가 넉넉하게 들어간 사골 국물에 칼국수 면발 그리고 고명으로 얹은 고기. 칼국수만 놓고 보면 소박하고 시골스럽다는 느낌이 듭니다. 맛은 어떨까요. 역시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면발이 술술 넘어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짜게 드시는 분들에게는 좀 싱겁다는 평도 들을 수 있겠네요. 그럴 땐~ 뭐~ 바로 김치로 그 맛을 해결해 주면 됩니다. 물론 새콤한 양념장도 따라 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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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남자 분들에게는 살짝 양이 작다는 느낌도 들 것 같군요. 대신 사골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좋지요.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5천원. 특별히 싸지도, 비싸지도 않은 평범한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도  칼국수에는 역시 (맛있는) 겉절이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재차 확인시켜준 그런 집이군요.

앞으로 계속해서 이어질 김치가 맛있는 칼국수 집 탐방~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

칼국수에 잘 어울리는 순수 국산 김치 할인 판매

볶음김치가 있는 오뎅바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8. 20. 20:58

우리 김치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음식에도 잘 어울린다는 겁니다. 김치블로그에서도 와인과 백김치가 잘 어울린다는 글을 하나 올렸고요, 그 외에도 김치 스파게티, 김치 피자 등등 김치를 응용한 음식들이 여럿 선보이고 있죠. 이렇게 김치가 다른 음식과 잘 어울리다 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가끔 김치를 만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오뎅바 정겨운 오뎅집도 그 중 하나입니다. 어랏? 오뎅바에 무슨 김치냐구요? 글쎄요,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이 집 메뉴에 당당하게 김치가 올라 있습니다. 어색하다고 계속 고개를 저으실 건 없어요. 그냥 김치가 아니고 '볶음김치'거든요.

흔히 오뎅바에 가면 입가심할 기본 찬으로 단무지를 줍니다. 이 집도 물론 단무지를 줍니다. 오뎅의 느끼함을 씻어내는데 단무지는 참 좋은 파트너지요. 하지만 볶음김치는 어떨까요? 원래 볶음김치는 그냥 김치와 달리 새콤 달콤한 맛이 납니다. 오뎅의 고소한 맛에 새콤 달콤한 맛이 곁들여 진다고 생각하니,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한 가지 비밀이라면 이 집 볶음김치는 꼬마김치 한울에서 나온 그 볶음김치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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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바니까 일단 오뎅이 맛있어야죠. 솔직히 방이동에 있는 정겨운 오뎅집은 체인점입니다. 체인점 오뎅이 무슨 맛이 있겠냐고 하겠지만, 이 집은 다른 체인점과 국물이 틀립니다. 보통 오뎅 국물이 짭짜름하잖아요. 그런데 이 집은 칼칼하다는 표현이 맞습니다. 깔끔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살짝 남아 있거든요. 국물도 아주 맑고, 많이 마셔도 갈증이 나지 않습니다. 외려 함께 들어가는 청주 한 잔의 뒷 맛을 깔끔하게 마무리 하거든요. 관세청 사거리에 같은 체인이 있는데 국물 맛이 확실히 다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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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도 참 다양합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네모난 오뎅에서부터 만두소가 들어간 오뎅, 해물 오뎅, 치즈 오뎅, 맛살 오뎅… 종류 대로 한 가지만 먹는다 해도 도저히 다 먹지 못할 정도로 다양한 오뎅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뎅은 한 개 천원. 포장마차에서 먹는 것보다야 비싸지만 그래도 다른 안주보다는 훨씬 쌉니다. 둘이 가서 청하 한 병 나눠 마시고 배부르게 오뎅을 먹어도 2만원이면 충분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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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오뎅도 있지만 피시볼도 추천할 만 합니다. 피시볼은 오뎅처럼 한참 국물에 넣어 놓을 필요 없이 3-4분 정도만 데쳐 먹으면 되는데요, 업그레이드 오뎅이라고 할까요. 부드럽고, 저마다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물론 피시볼도 한 꼬치에 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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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집 단골들만 즐겨 먹는 마지막 히든 카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흰 떡입니다. 흰 떡은 좀 오래 넣어 두어야 하고요, 꺼내서 흔들었을 때 탄력 있게 흔들리면 그 때 먹으면 됩니다. 쫄깃 쫄깃한 떡을 씹다 보면 흰 떡이 이런 맛이 나는 구나 하고 감탄하게 되지요. 거기다가 절대 빠뜨릴 수 없는 볶음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떡의 찰진 맛과 새콤 달콤한 김치 맛이 어우러져 훌륭한 한식을 먹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볶음김치를 떡 위에 얹어 먹어도, 김치국물을 찍어 먹어도 그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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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위치를 알려드리면, 송파구청 건너편 방이동 먹자 골목 아치로 들어갑니다. 들어가자 마자 오른쪽으로 골목이 하나 나오는데 이쪽으로 우회전해서 계속 앞으로 가다가 두번째 골목에서 좌회전. 이제 골목이 끝날 무렵까지 계속 앞으로 가면 왼쪽에 정겨운 오뎅집 조그만 간판이 보입니다. 격자 무늬 유리창으로 가게 안 쪽이 다 보이고요, 비 오는 날 가게 안에서 내리는 비를 보며 오뎅 국물에 따뜻한 청주 한 잔 하는 모습, 상상만 해도 운치 있지 않을까요.


 

비비는 즐거움, 열무비빔국수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8. 13. 17:47

비비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열무김치 비빔국수 한 번 만들어 볼까요?

예상치 못했던 집중 호우가 지나고 나면 무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눈치를 보아 하니 불볕더위가 예상된다는 군요. 가뜩이나 찌뿌둥한 날씨로 입 맛 다 잃어가는데 날씨까지 더워지면 그야 말로 식욕은 뚝 떨어지겠지요.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잘 챙겨 먹어야 기운 내서 여름을 이길 수 있습니다. 비타민과 유산균이 가득한 열무김치는 그래서 여름을 이겨내는 우리의 귀중한 음식 문화 유산입니다.

열무김치로 응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음식은, 앞서 소개했던 열무비빔밥, 열무냉면 그리고 열무비빕국수입니다. 앞서 두 가지는 살펴 봤으니 이번에는 열무김치와 함께 쓱쓱 비벼 먹는 새콤한 열무비빔국수를 소개합니다.

열무비빔국수 준비물을 살펴볼까요. 열무김치는 필수 그리고 소면이 필요하고요, 고명으로 쓸 오이와 달걀도 좋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바로 양념장입니다. 그럼 먼저 양념장 만들기부터 해볼까요.

일단 3인분 기준. 우리가 흔히 식사할 때 사용하는 숟가락으로 양을 재도록 합니다. 고추장 3 숟가락에 식초 1 숟가락, 참기름 1 숟가락, 다진 마늘 1 숟가락, 깨소금 1 숟가락, 설탕 한 숟가락을 넣습니다. 모자라는 것보다 남는 것이 좋으니 기왕이면 조금 넉넉하게 넣어주세요. 고추장과 함께 다른 재료들을 잘 섞어주면 빨갛고 예쁜 양념비빔장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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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장을 만들면서 달걀을 삶고, 오이는 길게 어슷 썰거나 채썰어 두세요. 좋아하시는 분들은 미리 오이를 소금에 절여 놓기도 하지만, 아삭한 오이 맛을 느끼고 싶은 분들은 그냥 넣으셔도 될 듯. 취향에 따라서는 상치나 당근 등을 추가로 곁들이셔도 좋습니다.

이제 소면을 삶을 차례지요. 소면 봉투를 잘 보면 1인분이 125g이라고 하는데 이거 양 맞추기가 좀 쉽지 않지요? 식구들 드시는 양을 고려해서 적당히 삶아야지요. 보통 소면 1봉지가 몇 인분이라고 적혀 나오니까 그걸 잘 나눠서 양을 가늠하시면 대충은 맞출 수 있습니다. 역시 모자라는 것보다는 남는 게 좋으니 살짝 넉넉하게 삶아주세요.

냄비에 물이 끓으면 소면을 넣습니다. 소면이 끓게 되면 거품이 나면서 냄비를 넘으려 하지요. 이 때 찬 물을 반 컵 정도 부어주면 거품이 가라 앉습니다. 물론 냄비가 절대적으로 크면 거품이 넘지 않지만 ^^ 일단 거품이 생겨서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봐가며 찬 물을 3-4번 정도 부어줍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시간은 4분 정도 흐르지요. 살짝 소면 맛을 봐서 쫄깃하게 익었다 싶으면 불을 끄고 찬 물로 소면을 헹궈냅니다. 면이 뜨거우니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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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면까지 잘 헹궈 건져 내면 준비 끝. 소면의 물기를 빼고 널찍한 양푼에 담습니다. 양푼에 소면을 담고 오이도 담고 – 오이는 다 비빈 후 개별 그릇에 담을 때 얹으셔도 됩니다 – 열무김치를 넉넉하게 넣습니다. 열무비빔밥, 열무냉면, 열무비빔국수 모두 맛을 내려면 열무김치를 아끼지 마세요. 그리고 양념장을 적당히 올려 봅니다. 양념장은 비비면서 양을 조절하는 게 좋겠지요? 한꺼번에 넣었다가 너무 매우면 먹기 힘들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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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손으로 슥슥 비벼냅니다. 젓가락이나 다른 도구를 쓰는 것보다 역시 손으로 비벼야 맛있지요. 손으로 몇 번 비비다 보면 양념장의 농도도 맞출 수 있겠지요. 국수가 잘 비벼졌다 싶으면 이제 끝. 개별 그릇으로 옮겨 담은 후 달걀이나 오이 등 고명을 살짝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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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건 하나. 이제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새콤한 양념장과 아삭한 열무김치, 쫄깃한 소면이 어우러진 열무비빔국수 하나로 간편하고 기분 좋게 식사 한 끼 드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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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소면을 삶고 양념장을 만드는 일이 이도 저도 귀찮다면 그냥 마트에서 파는 비빔면 하나 사다가 열무김치와 같이 슥슥 비벼 드세요. 열무비빔국수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시원하게 한 끼 식사로, 혹은 간식으로 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그냥 비빔면만 먹으면 왠지 좀 심심하잖아요. ^^

열무비빔국수 만드는 아삭한 열무김치 구경가기               열무김치 만드는 법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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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게 말아 먹는 열무물냉면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8. 6. 15:47

누구나 손쉽게 만드는 열무김치 물냉면으로 여름철 더위를 잊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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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뭘 먹을까 항상 고민하시지요? 모처럼 쉬는 주말에 집에서 뭘 하기도 귀찮고, 그렇다고 외식하자니 마땅히 먹을 만한 것도 없고. 살기 위해 먹는지, 먹기 위해 사는지 정답은 아무도 모르지만 ^^ 요즘 같이 더운 여름엔 무엇 하나 챙겨 먹기도 참 귀찮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게다가 딱히 입 맛도 별로 없으니 말이에요.

입 맛 없는 여름철에 즐겨 찾는 음식은 아무래도 냉면! 시원한 냉면 한 그릇이면 한 끼 식사 간단히 해결할 수 있고 잃어버린 입 맛도 되살릴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집에서 냉면 맛 내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일. 그렇지만 여름철 대표 김치인 열무김치와 함께라면 간편하고 맛있는 열무물냉면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답니다. 자, 그럼 스텝 바이 스텝으로 한 번 따라가 볼까요?

먼저 준비물. 당연히 열무김치는 있어야 하고요, 마트에서 파는 냉면과 냉면 육수를 삽니다. 물론 육수랑 면이 다 포장되어 있는 냉면들도 많이 있어서 그냥 그거 하나 사다 냉면을 만들어도 되겠지요. 그런데 그것만 먹기엔 왠지 뭔가 좀 빠진 듯 허전합니다. 사실 조금만 찾아 보면 세상 참 편리해 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엔 계절이 되어야 먹을 수 있는 다양한 김치들을 언제든지 사 먹을 수 있고 고기나 멸치 국물 끓여야 낼 수 있는 육수도 쉽게 구할 수 있거든요.

다 아시는 것처럼 냉면 육수는 1봉에 1인분씩 포장되어 있으니 식구 수에 맞춰 사면 됩니다. 냉면 육수는 냉장고에 넣어두어 시원하게 만들면 되지만, 1개 정도는 냉동실에 넣어 꽁꽁 얼리는 것이 센스! 커다란 육수 얼음 덩어리가 있으면 냉면을 먹는 내내 시원하잖아요. 이렇게 생각해 보니 마트에서 장을 봐 와서 바로 먹기 보다는 냉면 육수를 얼릴 시간이 필요한 셈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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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가 준비 되는 동안 냉면에 꼭 들어가야 하는 달걀을 삶습니다. 달걀 삶을 때 소금을 조금 넣어주고, 15분 정도 삶은 후에 찬 물로 헹궈주면 껍질이 잘 벗겨지는 거 아시지요? 그런데 경험 상 신선한 달걀이 껍질도 잘 벗겨지는 듯 합니다. 달걀 사실 때 반드시 냉장 보관된 것을 사시고 될 수 있으면 유통 기한이 많이 남은 것을 구입하세요(낳은 지 얼마 안 되는 달걀을 사시라는 뜻입니다. ^^)

삶은 달걀이 준비되었으면 면을 삶습니다. 보통 요즘 나오는 생면은 1분 미만 건조되어 나오는 냉면은 3 – 4분 정도를 삶으라고 합니다. 끓는 물에 면을 삶아 다 익으면 재빨리 건져내어 찬 물에 헹궈주는 것은 이제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요. 손 데지 않게 조심 조심 헹군 후에 냉면 그릇 안에 한 덩어리씩 잘 말아 넣습니다.

이제 육수를 부을 차례. 커다란 얼음 덩어리 육수는 적당한 크기로 깨어 나눠 넣으면 되겠지요. 냉면 그릇에 적당히 육수를 붓고 달걀을 잘 올려 놓습니다. 이제 냉면의 백미 열무 김치를 한 가득 집어 예쁘게 올려주면 끝. 열무물냉면은 열무 김치가 많이 들어가야 맛있는 거 잘 아시죠? 열무김치를 아끼지 말고 넉넉하게 얹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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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김치와 냉면을 잘 섞은 후 이제 드시면 됩니다. 열무김치로 인해 냉면 육수도 빨갛게 변했고 나름대로 매콤한 국물이 시원하게 넘어 갑니다. 그런데 참 아쉬운 점. 이렇게 만든 냉면은 손쉽게 만들 수 있지만 그만큼 먹기도 손쉽다는 것. 만드는 시간의 절반 정도면 이미 냉면은 다 사라지고 빈 그릇만 앞에 보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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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무냉면 만드는 아삭한 열무김치 구경가기            열무김치 만드는 법 보러 가기

약도 되고 간식도 되는 시원한 동치미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7. 30. 17:53

동치미. 겨울에 먹는 시원하고 새콤한 국물 김치. 동치미라는 이름 자체도 冬沈이라는 한자 말에 '이'라는 접미사가 붙어 생겼다고 할 정도로 대표적인 겨울 김치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동치미를 '무김치의 하나. 흔히 겨울철에 담그는 것으로 소금에 절인 통무에 끓인 소금물을 식혀서 붓고 심심하게 담근다'라고 설명해 놨다.

어릴 적 동치미는 단순한 김치가 아닌 간식이자 약이었다. 겨울철 밤, 괜히 입이 궁금하다 싶으면 어머니께서는 고구마와 동치미 국물을 내오셨고 어떤 날은 소면을 시원하게 말아 먹기도 했다. 그 뿐이랴. 연탄가스에 살짝 중독되어 머리가 깨질 듯 아파하던 날, 얼음이 송송 맺힌 동치미 국물은 훌륭한 응급 처치 약이었다. 실제로 동치미는 젓산균, 초산균, 효모균 등 다양한 유산균으로 발효된 김치니 자연산 요구르트인 셈이다. 무더위 때문에 소화가 잘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그지 없이 좋은 김치라는 말이다. 동치미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 보면 동치미란 겨울 동치미와 여름 동치미가 있다고 하는데, 어릴 적 경험 때문일까, 동치미는 여전히 내게 추운 겨울 김치로만 각인되어 있다.

세월이 좋아지고, 이젠 일년 내내 다양한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새삼 동치미를 여름에 먹는다 해서 굳이 놀랄 일도 아니다. 게다가 굳이 집에서 담그지 않아도 다양한 김치들을 언제든 사서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굳이 추운 겨울 밤을 기다려 동치미를 먹을 필요도 없게 됐다. 요즘처럼 푹푹 찌는 날이면 정말 꼼짝도 하기 싫고 아무 것도 먹기 싫다. 이럴 땐 그저 시원한 냉면이 최고다. 기왕 동치미 얘기가 나온 김에 시원하고 톡 쏘는 동치미로 동치미 냉면을 만들어 먹으면 어떨까. 그래서 선택한 김치가 바로 꼬마김치 한울의 동치미다. 1kg에 3,600원. 이 정도면 어른 두 사람이 냉면을 만들어 먹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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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 아삭한 무에 갓, 쪽파, 삭힌 고추, 당근 등이 들어 있는 동치미는 아삭하고 시원한 맛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삭힌 고추의 매캐한 군내가 오히려 입 맛을 돋군다. 충분히 익은 동치미도 무가 물러지지 않고 탱탱한 것이 특징. 여기에 그냥 면을 말아 먹으면 어떨까 했지만 ^^ 이미 강한 양념에 길들여진 입 맛에는 동치미 국물만으로는 왠지 부족한 느낌이 든다. 사실 유명한 김치말이 국수집이나 동치미 냉면집은 김치 국물 외에 고기 육수를 쓴다. 그래야 진한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에서 당장 고기 육수를 낼 수 없으니 방법은 하나. ^^ 좀 옹색하기는 하지만 이미 팔고 있는 냉면 육수 하나 정도를 사서 추가로 넣는다. 그리고 입맛에 따라 식초나 소금, 설탕을 넣어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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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낸 국물에 삶아서 찬물에 헹궈 얼음을 재워 둔 냉면을 말아보자. 냉면 아니라 소면인 들 어떨까. 한 여름, 더위 때문에 잃어버린 입 맛을 시원하게 되잧아 줄 동치미 냉면 한 그릇으로, 잠 못 이루는 밤 간식 한 끼 훌륭하지 않을까.

와인과 백김치, 그 환상의 궁합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7. 27. 01:49

얼마 전 ㈜한울의 백창기 대표이사는 윤여준 전 장관이 주최하는 '윤여준의 정치카페 카페 초대석'에서 ‘실제로 서양 사람들이 술 안주나 샐러드 같은 개념으로 백김치를 아주 좋아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여준 전 장관도 김치를 맥주 안주처럼 잘 먹는 러시아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고 얘기했지요. 이제 서양 사람들에게 김치는 더 이상 낯설거나 불편한 음식이 아니라는 반증일 것입니다.

[관련 인터뷰 보기]

사실 백김치는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아 맵지 않기 때문에 서양 사람들 입 맛에 비교적 잘 맞는 편입니다. 특히 독일 사람들이 잘 먹는 돼지 족발 요리에는 백김치가 아주 환상적으로 어울린다고 하지요. 사실 독일 사람들도 사우어 크라프트라는 양배추 절임을 먹기는 합니다만 백김치는 나름대로 시큼한 맛과 함께 고소한 맛,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나니 느끼한 고기 요리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와인과 백김치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와인도 김치와 같은 발효 식품이고, 매운 맛이 강하지 않은 백김치는 특유의 시큼한 맛으로 와인을 잘 받쳐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렇다고 해서 와인과 백김치만 달랑 먹기엔 좀 우스워, 와인과 광어회, 그리고 백김치로 간단한 저녁 안주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광어회는 근처 마트에서 파는 것을 사 왔구요, 백김치는 꼬마김치 한울에서 나온 ‘백김치 1kg’으로 준비했습니다. 사실 이 백김치는 냉장고에서 3주 정도 두어 익기를 기다렸던 것이었습니다. 3주 동안 냉장고에 넣어 보관했더니 살짝 얼음도 얼었던 걸요. 저희 냉장고가 김치 냉장고가 아닌 일반 냉장고라 그랬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담은 지 3주가 지난 탓에 아주 백김치가 잘 익었네요. 고소한 배추 맛이 그대로 우러나게 익었는데 거기다가 배추 질감도 탱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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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와인.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제조사 중 하나인 빌라 마리아를 골랐습니다. 정확한 제품 이름은 Villa Maria Private Bin Sauvignon Blanc, Marlborough인데요, 향긋한 과일 향이 기분 좋게 코를 자극하고 마실 땐 달콤함이 느껴지다가 새콤하게 변하는 그런 화이트 와인이네요. 13.5도나 하는데도 그렇게 자극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양재동 코스트코에서 2만 2천원 정도에 구입한 2006년 빈티지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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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모든 것이 준비되었으니 시식을 할 차례지요? 달콤한 향과 맛, 그리고 약간의 시큼함이 느껴지는 뒷 맛의 와인을 들이키고, 백김치로 젓가락을 가져 갑니다. 고소하면서도 탱탱한 배추의 맛과 짭짜름 뒷 맛이 결합하면서 와인의 씁스름한 뒷 맛을 가려 준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한 마디로 썩 괜찮았다는 겁니다. 와인과 김치 하면 굉장히 어색한 느낌이 드는데, 와인과 백김치의 궁합은 기대했던 것 보다는 훨씬 훌륭했다는 거지요. 다음 번 마실 와인을 위해서라도, 입을 자극하지 않고 개운하게 만들어 주니, 와인 안주로는 특이한 매력이 있는 셈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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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백김치, 회에 싸 먹는 맛도 그만입니다. 요즘 비싼 횟집 가면 묵은지를 씻어 회에 싸 먹으라고 하는데 회 특유의 쫄깃함과 배추의 질감이 어우러져 씹는 맛을 훨씬 좋게 만들어 주지요. 깔끔한 김치 맛은 회를 즐겨하지 않는 사람들도 회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 주더군요. 묵은지는 아니어도 백김치 역시 광어회의 쫄깃함을 살려주면서도 뒷 맛을 개운하게 해 줍니다. 회를 김치에 싸 먹으면 김치의 유산균 때문에 소화도 잘 되고, 백김치의 깔끔한 맛이 회 맛을 돋보이게 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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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맛이란 사람마다 달라서 이렇게 먹는 게 더 맛있거나, 아닐 수 있으니 이 모든 궁합이 모든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것은 아닐테지만 ^^ 기대하지 않았던 궁합을 찾아내는 건 음식을 즐기는 또 다른 재미가 아닐까요. 우리나라에 지금 엄청난 와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열풍과 함께 김치도 세계 시장으로 더 쭉쭉 뻗어나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와인이 있는 곳엔 항상 백김치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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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하고 향긋한 백김치 구경가기

아빠가 비비는 열무양푼비빕밥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7. 23. 18:28

더운 여름이면 만사가 다 귀찮다. 움직이는 것도 귀찮고 심지어는 먹기까지 귀찮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는 없는 일. 그래서 더운 여름엔 찬 음식, 시원한 음식들이 인기를 끈다. 냉면, 메밀, 콩국수... (어째 말하다 보니 죄다 국수다).

시원한 음식이라고 우기기엔 좀 그렇지만, 뜨겁지 않은 음식으로 밥 종류를 고르라면 두 말할 것 없이 비빕밥이다. 특히 상큼하고 아삭아삭한 열무김치를 듬뿍 넣어 비빈 열무비빕밥은 입맛 없는 여름 한 끼 식사를 책임질 훌륭한 메뉴다. 게다가 열무비빕밥의 최대 장점은, 누구나 손쉽게, 간편하게, 그리고 아주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재료를 준비한다. 일단 집 냉장고를 뒤져 나물을 있는 대로 꺼낸다. 콩나물, 고사리, 취나물... 가지 수를 많이 맞출 필요도 없고 있는 대로 준비하면 된다. 나물이 정말 하나도 없다면 ^^ 근처 마트에 가서 사도 된다. 그런데 마트 나물 값, 은근히 비싸다. 아무래도 일일이 손으로 무쳐야 해서 그럴 듯.

그리고 오늘의 핵심 멤버 열무김치를 준비한다. 집에 열무김치가 있다면 금상첨화. 없다면 꼬마 열무김치도 훌륭한 대안이다. 1kg 정도만 사면 3-4명이 비벼 먹고 남겨 두었다가 반찬으로 쓰기에 충분한다. 대신 사온 김치는 바로 먹으면 생생한 맛은 있지만 깊은 맛은 없다. 1주일에서 2주일 동안 익히면 김치 본연의 깊은 맛이 날 것이다. 그리고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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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은 당연히 후라이를 만든다. 취향에 따라서 다 익히기나 반만 익힌다(이건 너무 빤한 얘기라 하는 것도 좀 입아프다 ^^). 열무김치는 넣어 먹어도 좋고 반찬으로 먹어도 좋으니 일단 넉넉하게 꺼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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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빕밥에는 양푼이 최고다. 널찍한 양푼은 비비기도 쉽고 비비는 도중에 흘릴 염려도 없다. 집에 있는 양푼에 밥과 재료를 넣고 비비면 끝. 비비는 과정은 동영상에 담았다.


다른 요리는 몰라도 비비고 볶는 요리는 아빠가 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노하우가 없어도 되고 힘만 있으면 되니 말이다. 솔직히 많은 양의 밥을 비비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무조건 힘으로 누르면 밥알이 다 으깨져서 모양이 안 예쁘고, 요령껏 비비자니 손목이 아프다. 그래서 힘 조절이 가능한(!) 아빠가 비비는 것이 좋다는 얘기다. 집에서 점수도 따고, 여러 모로 좋은 점이 많다. ^^ (요즘엔 당연히 아빠가 한다고? 그럼 뭐 할 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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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비빈 비빕밥. 양푼에 넣고 그냥 가족끼리 같이 먹어도 되고 따로 그릇에 덜어 먹어도 된다. 모처럼 숟가락만 들고 덤벼서 오붓한 정을 나누면 어떨까. 물론 이렇게 되면 빨리 먹는 사람이 더 많이 먹는다는 부작용도 생긴다. ^^

한 가지 팁. 아이들에게 비빕밥을 잘 먹이려면, 나물이나 열무김치를 잘게 썰어줘야 한다. 아이들이 비빕밥을 잘 안 먹는 이유는 맵다는 이유도 있지만, 나물이 걸리적거려서 그렇다. 아이들에게 먹지 않는다고 타박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먹기 좋게 만들어주는 것도 음식 만드는 사람들이 해야 할 일. 음식에 직접 가위를 대는 게 좀 뭐하지만, 다 비빈 후에 적당히 가위질을 해서 재료를 잘게 잘라주면 웬만한 아이들도 걸리적거리지 않아 잘 먹는다.

덥다고 해서 아무 것도 안 먹을 수는 없는 일. 아주 잠깐의 수고로 손쉽게 만드는 열무비빕밥으로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식사 한 번 하는 것. 입맛도 돌리고 행복도 느끼는 일석이조 이벤트가 될 것이다.

 

고기를 김치에 싸 먹으면 더 맛있는 이유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6. 22. 16:19

보쌈김치. 고기를 김치에 싸 먹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새콤하고 아삭 아삭한 김치 맛과 쫀득한 고기 맛이 어우러져 입 안엔 상큼한 행복이 가득하다. 보쌈과 반대로 삼겹살 집에선 김치를 고기와 같이 구워 먹으라 한다. 삼겹살 기름으로 같이 볶은 김치는 나름대로 구수한 맛이 그만이다. 그런데 굽지 말고 김치로 삼겹살을 싸 먹어 봤는가. 상큼한 김치 맛이 삼겹살의 느끼한 맛을 한 번에 가시게 한다. 구운 김치를 먹을 때와는 전혀 색다른 맛이다.
비싼 횟집에 가면 회와 함께 묵은지를 씻어 내준다. 김치 특유의 시큼한 맛과 섬유소의 탱탱함이 부드러운 회를 감싸고 입 안에서 새로운 조화를 만들어 낸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회와 김치가 만나 회 맛을 업그레이드 하니, 회에 대해 거부감 있는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왜 그럴까? 고기든 회든, 따로 따로 먹어도 맛있지만 김치에 싸 먹으면 더 맛있다. 도대체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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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간단하다. 김치에는 고기에 있는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고 다른 음식의 맛을 깊게 하는 향신료인 생강, 마늘 그리고 젓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고춧가루에 들어 있는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몸을 덥게 하면서 지방을 분해하고 생강과 마늘이 체지방을 감소시킨다. 당연히 느끼한 맛을 줄여주기 때문에 기름진 고기가 훨씬 더 맛있다.

지방을 분해한다는 얘기는, 단순히 맛을 좋게 한다는 얘기 외에 또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바로 다이어트다. 어떤 매체에서는 하루 150g 정도의 김치를 먹으면 열흘 정도 지나 5kg 감량이 가능하다고도 했다. 물론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김치에 확실히 지방 분해 효과가 있음을 알려주는 보기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고기의 맛도 높여 주면서 지방을 분해해 다이어트 효과가 있는데 굳이 해보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 당장 오늘부터 고기나 회를 먹을 때, 김치에 싸 먹어 보자. 업그레이드 된 맛과 효과에 감동하게 될 것이다. 김치야 말로 진정한 웰빙 식품일 테니 말이다.

출출할 땐 그만, 열무김치 소면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5. 29. 16:25

밤 늦은 시간. 무언가를 먹기엔 부담스러운 줄 알지만, 그래도 출출한 속을 내버려 둘 수는 없고... 늦은 밤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일입니다. 요즘처럼 다이어트 열풍이 불면 더하지요. 저녁 식사를 적게 하신 분들은 밤마다 출출함을 이겨내느라 참 힘드실 듯 합니다.

간식으로 먹기에도 좋고, 야식으로 먹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음식이 있다면 바로 '김치'가 들어간 음식일 겁니다. 그 중에서도 시원한 김치 국물에 말아 먹는 김치 국수가 최고지요. 여름철엔 열무김치에, 겨울철엔 동치미에, 그렇게 말아 먹는 국수는 시원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고, 속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물론 많이 먹으면 부담 되겠지요? ^^

지금은 열무김치의 계절. 시원한 열무김치가 있다면 부담스런 야식 때문에 고민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소면만 삶아 얹으면 되는 열무김치 소면이 있으니까요.

방법은 간단합니다. 소면을 삶아 찬물에 헹구어 면발을 탱탱하게 만듭니다. 소면을 대접에 담고 냉장고에서 잘 익은 열무김치를 꺼내 국물을 먼저 부은 후 열무김치를 한 젓가락 집어 소면위에 얹습니다. 이제 끝. 소면과 함께 먹는 열무김치의 새콤함이 후각을 자극하고 미각을 깨우며,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합니다. 이렇게 간편하고 부담 없는 야식도 드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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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왜 밀가루 소면과 열무김치가 잘 어울리는 줄 아세요? 한방에서 말하기를 모든 음식이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기 마련이라고 하는데, 밀가루에 있는 나쁜 점을 열무김치가 순화해준다고 합니다. 그러니 밀가루 음식인 소면과 열무김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천생연분인 셈이지요.

부담 없는 간식과 야식으로 그만인 열무김치. 생각만 해도 입에 군침이 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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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삭하고 새콤한 꼬마 열무김치 맛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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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개운한 맛, 토마토 볶음 김치 스파게티

/김치 블로그/엔조이 김치   -  2007. 5. 21. 11:28

스파게티의 느끼한 맛이 확 가시는
토마토 볶음 김치 새우 스파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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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와 스파게티. 왠지 안 어울리는 커플 같은 생각이 드시나요? 그런데 김치와 스파게티가 생각보다 궁합이 잘 맞는 답니다. 처음 김치를 넣은 스파게티를 생각해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하기도 했고 사실 약간의 모험을 하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결과는 대 만족. 지금부터 볶음 김치와 함께 한 토마토 새우 스파게티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장보기. 잠실 롯데백화점 지하에 있는 수퍼에서 샀고, 자세한 내역은 아래와 같습니다.


델 그로소 토마토 바질 소스 737g 4,500원 / 디벨라 스파게티 면 500g 1,500원
새송이 버섯 4개 2,280원 / 중간크기 칵테일 새우 250g 11,500원 / 빨강, 노랑 파프리카 2개 2,920원
꼬마 볶음김치 100g 5개 5,000원 / 양파 1개(있던 거라 가격 잘 모름 ^^ 대략 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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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합하면 약 2만8천원 정도. 이 재료들을 남김 없이 다 집어 넣으니 성인 남자 3명이 아주 배부르게 먹을 양이더군요. 여자분들이나 아이들이 있다면 5인분에서 약간 모자라지 싶은데, 마늘빵이라던지 이런 걸 추가하면 다섯 명이 먹을 분량 정도는 되는 듯싶습니다.

우선 스파게티 면을 삶기 시작합니다. 냄비에 적당량의 물을 붓고 불을 붙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한 숟가락 정도 넣어주고요, 면을 죄다 집어 넣습니다. 삶는 시간은 정확히 15분. 삶는 동안 냄비 바닥에 달라 붙지 않도록 가끔 한 번씩 저어 주시면 됩니다.

면이 삶는 동안 재료를 손질합니다. 양파는 껍질을 벗기고 적당한 크기로 썰어 놓고 칵테일 새우도 씻어 건져 놓습니다. 버섯은 취향에 따라 길게 썰거나 네모나게 썰어도 되고(저희는 두 가지 모양 대로 다 썰었음 >.<) 파프리카도 씻어서 씨를 뺀 후 2 – 3cm 정도로 자릅니다. 꼬마 볶음 김치는 팩에서 꺼내 국물을 짜 두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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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준비를 하다 보면 어느새 15분이 지나 면이 다 삶아집니다. 면을 꺼내 조심 조심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잘 뺍니다. 물기가 다 빠졌다 싶으면 이제부터 열심히 볶을 일만 남았습니다. 프라이팬에(이런 경우를 대비해 넓적하고 벽이 높은 볶음용 팬 하나 정도 있으셔야 합니다 ^^) 올리브 유를 넣고 면을 먼저 볶습니다.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가며 타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볶은 다음 면을 덜어 놓고 재료를 볶습니다. 아무래도 익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새우부터 시작해서, 버섯, 파프리카, 양파 순으로 빠르게 볶아냅니다. 꼬마 볶음 김치는 이미 다 볶아져 있는 상태니까 맨 나중에 넣어 주시면 되고, 집에 있는 신김치를 이용하신다면 미리 볶아두셔야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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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를 다 볶았으면 소스를 붓고 같이 볶습니다. 재료와 소스가 잘 섞였다 싶으면 끝. 이제는 접시에 면을 올리고 소스를 예쁘게 부은 후 맛있게 드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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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과연 맛은 어떨까요? 살짝 느끼한 스파게티에 새콤 달콤한 볶음 김치가 있어 그 느끼함을 감춰 줍니다. 아삭 아삭 김치가 씹히는 느낌도 괜찮고 토마토의 새콤한 맛과 김치의 새콤함이 어우러져 묘한 맛을 냅니다. 별 기대 없이 시작한 요리였는데 결과는 대 만족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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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토마토 볶음 김치 스파게티를 먹을 때 할라피뇨도 좋습니다만, 열무 김치를 같이 먹는 것도 괜찮더군요. 시지 않은 싱싱한 열무 김치는 볶음 요리의 느끼함을 말끔하게 없애 줍니다. 이제 또 서서히 열무 김치 철이 시작되잖아요.

토마토 볶음 김치 스파게티. 만드는 법도 그리 어렵지 않고 – 일단 모든 재료를 다 구할 수 있으니 ^^ - 몸에 좋은 김치도 먹을 수 있으니 여러 모로 괜찮은 음식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아빠가 한 번 프라이팬을 잡아 보시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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